법을 무시하는 것은 법치·민주주의가 아니다
― 특성화고 ‘간호 표시과목’ 대신 ‘보건 표시과목’을 신설해야 한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를 지탱한 것은 다수결이 아니라 노모스(nomos), 곧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치를 “사람이 아니라 법이 지배하는 상태”라고 정의했습니다.
지금 교육부가 추진하는 특성화고 ‘간호 표시과목’ 신설은 이 법치의 원칙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습니다. 간호교육은 보건교육에 포함되며, 보건교육의 토대 위에서 전문화·심화됩니다. 간호는 보건과 분리된 독립 영역이 아닙니다. 건강, 예방, 생활 습관, 사회적 결정요인에 대한 이해 없이 간호만을 떼어 가르치는 것은 교육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 실습과 노동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어, 일반계 고등학생보다 오히려 더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필요합니다. 직업교육의 취지 또한 기초 역량을 충분히 갖춘 뒤 진로에 따라 전문화를 선택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보건교육이라는 공통 토대 위에서, 학생의 선택에 따라 간호를 심화 전공으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필요한 것은 ‘간호 표시과목’이 아니라 ‘보건 표시과목’입니다. 보건은 법률에 따라 모든 학생에게 공통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기본 교과이며, 간호는 그 위에서 선택·심화되는 전공 영역입니다. 표시과목을 간호로 설정하는 순간, 보건교육은 다시 주변으로 밀려나고 학생의 기본 학습권은 훼손될 위험에 놓입니다. 이는 교육의 순서를 거꾸로 세우는 정책입니다.
보건 과목은 이미 법률에 존재합니다. 문제는 과목이 없어서가 아니라, 교육부가 오랫동안 보건 표시 과목을 고시하지 않아 제도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 책임을 바로잡지 않은 채, 일반 초·중·고의 보건교육은 방치하고 특성화고에만 간호 표시과목을 신설하겠다는 것은 법의 미이행을 표시 과목 분리로 덮으려는 선택 행정에 불과합니다. 이는 정상화가 아니라 책임 회피입니다.
더욱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이미 보건교육의 토대 위에서 클러스터, 방과 후 수업,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등을 통해 간호 관련 과목을 운영해 왔습니다. 제도 밖에서도 가능했던 일을, 보건 표시 과목은 방치 한 채, 굳이 법치를 어겨가며, 간호 표시 과목 신설로 밀어붙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교육부는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입니다.
헌법 제31조는 모든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합니다. 보건 표시과목은 부여하지 않으면서 간호 표시과목만을 신설하는 정책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전공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며, 평등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특성화고 간호 표시과목 신설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보건 표시과목을 고시하여 모든 학교에서 보건교육을 정상화한 뒤, 그 위에서 간호교육을 전문·심화 과정으로 체계화해야 합니다.
(사)보건교육포럼 정책위원장
김지학
법을 무시하는 것은 법치·민주주의가 아니다
― 특성화고 ‘간호 표시과목’ 대신 ‘보건 표시과목’을 신설해야 한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를 지탱한 것은 다수결이 아니라 노모스(nomos), 곧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치를 “사람이 아니라 법이 지배하는 상태”라고 정의했습니다.
지금 교육부가 추진하는 특성화고 ‘간호 표시과목’ 신설은 이 법치의 원칙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습니다. 간호교육은 보건교육에 포함되며, 보건교육의 토대 위에서 전문화·심화됩니다. 간호는 보건과 분리된 독립 영역이 아닙니다. 건강, 예방, 생활 습관, 사회적 결정요인에 대한 이해 없이 간호만을 떼어 가르치는 것은 교육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 실습과 노동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어, 일반계 고등학생보다 오히려 더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필요합니다. 직업교육의 취지 또한 기초 역량을 충분히 갖춘 뒤 진로에 따라 전문화를 선택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보건교육이라는 공통 토대 위에서, 학생의 선택에 따라 간호를 심화 전공으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필요한 것은 ‘간호 표시과목’이 아니라 ‘보건 표시과목’입니다. 보건은 법률에 따라 모든 학생에게 공통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기본 교과이며, 간호는 그 위에서 선택·심화되는 전공 영역입니다. 표시과목을 간호로 설정하는 순간, 보건교육은 다시 주변으로 밀려나고 학생의 기본 학습권은 훼손될 위험에 놓입니다. 이는 교육의 순서를 거꾸로 세우는 정책입니다.
보건 과목은 이미 법률에 존재합니다. 문제는 과목이 없어서가 아니라, 교육부가 오랫동안 보건 표시 과목을 고시하지 않아 제도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 책임을 바로잡지 않은 채, 일반 초·중·고의 보건교육은 방치하고 특성화고에만 간호 표시과목을 신설하겠다는 것은 법의 미이행을 표시 과목 분리로 덮으려는 선택 행정에 불과합니다. 이는 정상화가 아니라 책임 회피입니다.
더욱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이미 보건교육의 토대 위에서 클러스터, 방과 후 수업,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등을 통해 간호 관련 과목을 운영해 왔습니다. 제도 밖에서도 가능했던 일을, 보건 표시 과목은 방치 한 채, 굳이 법치를 어겨가며, 간호 표시 과목 신설로 밀어붙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교육부는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입니다.
헌법 제31조는 모든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합니다. 보건 표시과목은 부여하지 않으면서 간호 표시과목만을 신설하는 정책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전공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며, 평등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특성화고 간호 표시과목 신설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보건 표시과목을 고시하여 모든 학교에서 보건교육을 정상화한 뒤, 그 위에서 간호교육을 전문·심화 과정으로 체계화해야 합니다.
(사)보건교육포럼 정책위원장
김지학